흉터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꼭 읽어야 하는 글

2026-09-20 조회수 30

흉터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내 흉터가 어떤 종류인지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20년 차 피부과 전문의 · 의학박사 고나영 원장입니다.

 

진료실에서 하루에도 여러 번 듣는 말이 있습니다.

"흉터 치료 받으러 왔어요."

그런데 이 한 문장 안에는 성격이 서로 완전히 다른 흉터들이 섞여 있습니다.

같은 단어로 부를 뿐이지, 생긴 이유도 다르고 치료의 방향도 다릅니다.

이번 흉터 칼럼 시리즈의 첫 글에서는 그 구분부터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내 흉터가 어디에 속하는지 아는 것이 치료의 절반이기 때문입니다.

 

흉터라는 한 단어 안에 네 가지가 들어 있습니다

 

크게 나누면 이렇습니다.

첫째, 패인 흉터입니다.

피부 안쪽의 뼈대 역할을 하는 진피가 손상되면서 그 자리가 주저앉은 상태입니다.

여드름 흉터, 수두 자국, 살이 패인 외상 흉터가 여기 들어갑니다.

 

둘째, 튀어나온 흉터입니다.

아무는 과정에서 콜라겐이 필요 이상으로 만들어지면서 위로 솟은 상태입니다.

비후성 반흔과 켈로이드가 여기 속합니다.

 

셋째, 붉은 흉터입니다.

높낮이는 거의 없는데 붉은 기가 남아 있는 경우입니다.

아직 흉터 조직 안에 혈관이 많이 남아 있다는 신호입니다.

 

넷째, 색소만 남은 흉터입니다.

정확히는 흉터라기보다 염증 후 색소침착에 가깝습니다.

피부의 높낮이는 이미 돌아왔는데 갈색 자국만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치료의 방향이 서로 반대입니다

 

이 구분이 왜 중요한지 말씀드리겠습니다.

패인 흉터는 바닥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튀어나온 흉터는 반대로 높이를 낮춰야 합니다.

붉은 흉터는 혈관을 다루는 치료가 필요하고,

색소 흉터는 색소를 다루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방향이 정반대인 경우가 섞여 있는데 같은 장비로 같은 방식으로 치료하면 어떻게 될까요.

한쪽에는 효과가 있고 한쪽에는 반응이 없거나, 때로는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여러 번 치료를 받으셨는데 사진상 변화가 크지 않았다면,

치료가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분류가 먼저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패인 흉터도 모양에 따라 접근이 다릅니다

 

패인 흉터 안에서도 세 가지로 나눕니다.

아이스픽 흉터는 좁고 깊습니다.

송곳으로 찌른 것처럼 입구는 작은데 아래로 깊게 내려갑니다.

표면을 아무리 다듬어도 깊은 곳까지 닿지 않으면 그대로 남습니다.

 

박스카 흉터는 경계가 각진 형태입니다.

위에서 보면 네모난 구덩이처럼 벽이 서 있습니다.

이 각진 경계 때문에 빛을 받으면 그림자가 져서 실제보다 더 깊어 보입니다.

 

롤링 흉터는 완만하게 물결치듯 꺼져 있습니다.

피부 아래에서 조직이 서로 엉겨 붙어 바닥을 잡아당기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패인 흉터'인데도 어떤 것은 깊이가 문제이고, 어떤 것은 경계가 문제이고, 어떤 것은 아래에서 당기는 힘이 문제입니다.

 

튀어나온 흉터는 경계선으로 구분합니다

 

비후성 반흔과 켈로이드는 많이 헷갈려 하시는데, 구분하는 기준은 비교적 분명합니다.

원래 다친 자리의 범위 안에서만 솟아 있다면 비후성 반흔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처음 상처보다 훨씬 넓게, 주변의 멀쩡한 피부까지 넘어가면서 계속 커진다면 켈로이드를 의심합니다.

귀를 뚫은 작은 구멍에서 시작해 혹처럼 자라거나, 어깨의 작은 상처가 길게 부풀어 오르는 경우입니다.

이 둘은 경과도 다르고 치료 계획도 달라서, 처음에 구분하고 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붉은 것과 갈색인 것을 나누셔야 합니다

 

거울을 보시면서 한 가지만 확인해보십시오.

자국이 붉은지, 갈색인지입니다.

붉다면 혈관이 관여하고 있는 상태일 가능성이 높고,

갈색이라면 색소가 남아 있는 상태에 가깝습니다.

이 둘은 눈으로 보기에 비슷해 보여도 접근이 다릅니다.

붉은 자국에 미백 위주의 관리를 아무리 하셔도 원하는 만큼 옅어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첫 진료에서 제가 가장 먼저 하는 일

 

장비를 고르는 것이 아닙니다.

이 흉터가 어떤 종류인지, 지금도 변하고 있는 흉터인지 멈춘 흉터인지,

깊이는 어디까지인지, 아래에 당기는 힘이 있는지를 먼저 봅니다.

눈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울 때는 피부 속 상태를 확인하는 진단 과정을 함께 거칩니다.

분류가 끝나야 계획을 세울 수 있고,

계획이 있어야 장비를 고를 수 있습니다.

순서가 반대가 되면 치료가 겉돌게 됩니다.

 

오늘 글의 결론

 

흉터는 하나의 질환이 아니라 여러 상태를 묶어 부르는 이름입니다.

내 흉터가 패인 것인지 솟은 것인지,

붉은 것인지 갈색인 것인지,

지금도 자라고 있는지 멈춰 있는지.

이것만 구분하고 상담을 받으러 가셔도 훨씬 정확한 이야기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흉터는 종류와 부위, 생긴 시기에 따라 치료 계획이 달라지므로 충분한 진료 후 결정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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