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로이드는 정말 치료가 안 되는 흉터일까요?
202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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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로이드는 정말 치료가 안 되는 흉터일까요
안녕하세요. 20년 차 피부과 전문의 · 의학박사 고나영 원장입니다.
진료실에서 이런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귀 뚫은 자리가 혹처럼 커졌는데, 손대면 더 커진다고 하더라고요." "어깨에 여드름 하나 났던 자리가 지금은 손가락만 해졌어요." 그리고 이어서 거의 같은 질문을 하십니다. "켈로이드는 원래 치료가 안 되는 거죠?" 이 질문에 대해 제가 드리는 답은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접근이 달라야 한다"입니다. 오늘은 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켈로이드는 왜 계속 자랄까요
켈로이드를 단순히 '살이 많이 차오른 흉터'로 생각하시면 치료가 어려워집니다. 켈로이드는 아무는 반응이 제때 멈추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상태에 가깝습니다. 상처가 다 아물었는데도 콜라겐을 만드는 작업이 끝나지 않고 계속 돌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 공사를 계속 돌아가게 하는 조건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장력입니다. 피부가 계속 당겨지는 자리일수록 흉터에 자극이 반복되고, 아무는 반응이 과하게 일어납니다.
다른 하나는 혈관입니다. 자라고 있는 켈로이드 안에는 혈관이 유난히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공사가 계속되려면 재료가 계속 배달되어야 하는데, 그 배달 통로가 혈관입니다. 켈로이드가 붉고, 가렵고, 때로 욱신거리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지점이 있습니다. 튀어나와 있으니 깎아내면 되지 않느냐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자라고 있는 켈로이드를 물리적으로 건드리면, 그 자극 자체가 다시 아무는 반응을 부를 수 있습니다. 손대면 더 커진다는 말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닌 이유입니다.
그래서 저는 순서를 이렇게 잡습니다. 먼저 자라게 하는 힘부터 정리합니다. 브이빔 프리마 같은 혈관 레이저로 흉터 안쪽의 늘어난 혈관을 선택적으로 다루면, 붉은 기와 가려움이 먼저 가라앉고 흉터가 활동을 멈추는 방향으로 갑니다. 필요한 경우 병변 내 주사 치료를 함께 고려합니다. 과하게 만들어지는 조직을 억제하는 역할입니다. 그렇게 흉터가 얌전해진 다음에야 높이와 표면을 다듬는 단계로 넘어갑니다. 높이를 낮추는 치료는 마지막에 오는 것이지, 처음에 오는 것이 아닙니다.
진행 중인 흉터인지, 멈춘 흉터인지부터 봅니다
같은 켈로이드처럼 보여도 치료 계획이 완전히 달라지는 기준이 있습니다. 지금도 진행 중인지 여부입니다. 색이 붉고, 가렵거나 따끔거리고, 최근 몇 달 사이에 커진 느낌이 있다면 진행 중인 상태로 봅니다. 이럴 때는 '없애는 치료'보다 '멈추는 치료'가 먼저입니다. 반대로 색이 가라앉아 희끗하고, 가렵지 않고, 크기 변화가 오래 없었다면 멈춘 흉터에 가깝습니다. 이때는 모양과 높이를 다듬는 쪽으로 계획을 잡을 수 있습니다. 같은 사진을 보여드려도 제가 다른 이야기를 드리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이 차이 때문입니다.
어깨, 앞가슴, 귀에 유독 많은 이유
켈로이드가 잘 생기는 자리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습니다. 어깨와 앞가슴, 그리고 귀입니다. 어깨와 앞가슴은 팔을 움직일 때마다 피부가 당겨집니다. 그 당기는 힘이 흉터를 하루에도 수없이 자극합니다. 귀는 조금 다른 이유인데, 연골 위에 피부가 얇게 덮여 있어 상처가 아무는 환경 자체가 까다롭습니다. 이런 부위의 흉터는 치료 계획에 한 가지를 더 넣어야 합니다. 재발 관리입니다. 얌전해진 뒤에도 다시 올라오지 않도록 지켜보는 구간까지가 계획에 들어가야 합니다. 이 부분을 빼고 치료만 하면, 몇 달 뒤에 같은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후성 반흔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원래 상처의 범위 안에서만 솟아 있는 비후성 반흔은 켈로이드와 구분해야 합니다. 비후성 반흔은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조금씩 가라앉는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있고, 치료에 대한 반응도 상대적으로 예측하기 쉬운 편입니다. 그래서 처음 진료에서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차피 켈로이드일 테니 안 된다"고 미리 결론 내리고 몇 년을 보내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여긴 안 돼요"와 "이건 오래 걸립니다"는 다른 말입니다
켈로이드 상담을 받으러 가셨다가 짧은 한마디만 듣고 돌아오신 분들이 계실 겁니다. 그 말이 치료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뜻이었는지, 아니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이었는지 꼭 다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환자분 입장에서는 두 말이 똑같이 들리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한마디 때문에 몇 년을 포기하고 지내신 경우를 저는 자주 봅니다.
오늘 글의 결론
켈로이드 치료는 흉터를 없애는 싸움이 아니라, 흉터가 자라는 조건을 관리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지금 자라고 있는 흉터인지 확인하고, 자라게 하는 힘부터 정리하고, 얌전해진 다음에 모양을 다듬고, 재발하지 않도록 지켜보는 것. 시간이 걸리는 치료인 것은 맞습니다. 다만 시간이 걸린다는 말과 불가능하다는 말은 다릅니다. 흉터는 종류와 부위, 생긴 시기에 따라 치료 계획이 달라지므로 충분한 진료 후 결정하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