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차 피부과 전문의가 말하는 좋은 흉터치료의 기준

2026-09-20 조회수 40

20년 차 피부과 전문의가 생각하는 좋은 흉터 치료의 기준

 

안녕하세요.

20년 차 피부과 전문의 · 의학박사 고나영 원장입니다.

 

이번 흉터 칼럼 시리즈의 마지막 글입니다.

지금까지 흉터의 종류를 나누는 법부터

켈로이드를 다루는 순서,

패인 흉터의 층별 접근,

치료를 시작하는 시기,

부위별 난이도,

울트라펄스 알파의 특징

회차를 정하는 기준까지 말씀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제가 흉터 치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같은 장비, 같은 횟수인데 결과가 다른 이유

 

진료실에서 이런 말씀을 종종 듣습니다.

"다른 곳에서도 같은 레이저를 받았는데 느낌이 달라요."

"같은 장비라는데 병원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나요?"

같은 장비를 쓰고 같은 횟수를 받으면 결과도 늘 같아야 할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흉터는 사람마다 다르고, 한 사람의 얼굴 안에서도 자리마다 다릅니다.

깊이가 다르고, 아래에서 당기는 힘의 정도가 다르고, 지금 진행 중인지 멈춰 있는지도 다릅니다.

장비와 횟수가 같다고 해서 치료까지 같아서는 안 됩니다.

 

첫째, 장비보다 진단이 먼저입니다

 

흉터 상담에서 제가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이 흉터가 왜 이렇게 보이는가"입니다.

바닥이 꺼져서 그런 것인지,

경계가 각져서 그림자가 지는 것인지,

붉은 기가 남아서 눈에 띄는 것인지,

색소가 남아 있는 것인지.

원인이 다른데 같은 치료를 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장비를 고르기 전에 진단부터 합니다.

 

둘째, 지금 손대야 할 흉터인지부터 판단합니다

 

모든 흉터가 지금 당장 치료해야 하는 상태는 아닙니다.

아직 변하고 있는 흉터라면 그 흐름을 먼저 보는 것이 맞고,

자라고 있는 흉터라면 그 힘을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지금 해야 할 치료와 조금 기다렸다가 해야 할 치료를 구분하는 것도 계획의 일부입니다.

 

셋째, 숫자보다 배치가 중요합니다

 

몇 회, 몇 샷이라는 숫자는 중요합니다.

다만 숫자만으로 좋은 치료인지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같은 치료라도 어느 깊이에, 어느 범위에, 어떤 순서로 배치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흉터 하나에 여러 성격이 섞여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 얼굴 안에서도 볼과 관자, 코와 입 주변을 같은 방식으로 지나갈 수는 없습니다.

 

넷째, 한계를 먼저 말씀드리는 것도 치료의 일부입니다

 

흉터 치료에서 가장 조심스러운 부분이 기대치입니다.

저는 오래된 흉터가 원래 피부처럼 완전히 사라진다고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그렇게 말씀드리는 것이 환자분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지금 상태에서 어디까지를 목표로 볼 수 있는지,

그 목표에 닿기 위해 어느 정도의 기간과 회차가 필요한지를 먼저 말씀드립니다.

이 이야기를 처음에 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생기느냐면,

난이도가 높은 부위의 흉터를 쉬운 부위와 같은 일정으로 안내받고,

그 일정 안에 변화가 없으니 환자분이 "역시 나는 안 되는구나" 하고 포기하시게 됩니다.

실패한 것이 아니라 계획이 처음부터 맞지 않았던 경우입니다.

 

다섯째, 많이 하는 것보다 필요한 만큼 하는 것입니다

 

흉터 치료에도 과잉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치료로 충분하다면 한 가지면 되고,

서로 다른 문제가 겹쳐 있다면 그에 맞게 조합합니다.

반대로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정도라면 그 한계도 설명해야 합니다.

더 많은 치료가 더 좋은 치료는 아닙니다.

 

상담에서 이것만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병원을 정하실 때 참고하실 만한 기준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내 흉터의 종류와 부위, 생긴 시기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나오는지 보십시오.

그 이야기 없이 횟수와 비용부터 나온다면, 내 흉터를 보고 짠 계획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긴 원래 안 돼요"라는 말을 들으셨다면,

그것이 난이도가 높다는 뜻이었는지 치료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뜻이었는지 꼭 다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른 말인데, 듣는 입장에서는 똑같이 들립니다.

그리고 그 한마디에 몇 년을 포기하고 지내신 분들을 저는 자주 만납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흉터 치료

 

20년 동안 진료를 하면서 정말 많은 장비를 써봤습니다.

장비는 계속 발전하고 새로운 기술도 계속 나옵니다.

그런데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치료하기 전에 제대로 보는 것.

어디가 꺼졌는지, 어디가 솟았는지, 아래에서 당기는 힘이 있는지,

지금 손대야 할 흉터인지 기다려야 할 흉터인지를 먼저 보는 것입니다.

그다음에 도구를 정합니다.

 

장비를 먼저 정하고 흉터를 거기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흉터를 먼저 보고 장비를 정하는 것.

저는 이것이 흉터 치료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흉터 치료는 가장 비싼 치료도, 가장 강한 치료도 아닙니다.

필요한 층을, 필요한 자리에, 필요한 만큼 정확하게 치료하는 것.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좋은 흉터 치료입니다.

 

흉터는 종류와 부위, 생긴 시기에 따라 치료 계획이 달라지므로 충분한 진료 후 결정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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